코코 : 유쾌한 사후 세계

장르 : 애니메이션, 모험, 코미디

상영 시간 : 104분

수상 :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 등

한국 누적 관객 수 : 3,513,137명

 

파티를 즐기는 유쾌한 죽은 자들!

이전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소울이 태어나기 전의 세계를 다뤘다면 코코는 사후 세계를 다룬다. 우리가 알고 있던 암울한 죽음과 달리 파티를 즐기며 행복하게 지내는 죽은 자들이 해골로 나온다. 멕시코가 배경인 만큼 화려하고 유쾌하며 거친 발음이 특징이다. 실제로 멕시코에서는 죽은 자들의 날이라는 명절 중 가장 크고 유쾌한 축제가 있다고 한다. 코코가 한 국가에 문화를 녹인 영화라니 리뷰를 쓰면서 배우는 점이 많다.

 

최근에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의 죽음을 슬퍼하지 말라고 관을 묻을 때 생전에 미리 녹음해둔 파일을 틀었던 영상이 떠올랐다. 내가 조금 한 관에 평생 갇혀야 하다니 불평하면서 암울한 분위기 속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정말 멋진 죽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코에 나오듯 죽은 자들의 세계가 이토록 유쾌하다면 우리는 누가 죽었을 때 슬퍼하지 않을 것 같다. 

 

멕시코에서 가수를 꿈꾸는 미겔

역시 음악을 즐기는 멕시코의 작은 마을에 사는 소년 미겔이다. 미겔의 집안은 음악을 반대하는데 이유는 고조할아버지가 음악을 이유로 가족을 내팽개치고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미겔의 고조할머니는 신발을 닦는 일을 하게 되었고 이 일이 미겔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미겔은 신발에 관심이 없다. 어느 날 미겔에게 신발을 맡기로 한 음악가가 찾아온다. 미겔의 사정을 듣고 자신의 기타를 빌려주는 손님. 곧 있으면 죽은 자들의 날 축제가 시작된다. 

 

하지만 가족은 미겔의 의견을 귀담아듣지 않고 반대한다. 우연히 고조할아버지의 사진을 본 미겔은 그가 전설의 가수 에르네스토 델라크루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핏줄을 실험하고 싶어진 미겔은 대회를 신청하게 되지만 고조할머니의 반대로 가지고 있던 기타가 부서지게 된다. 기타가 없어 대회에 나갈 수 없는 미겔은 할아버지의 기념관에서 기타를 훔치려고 한다. 기타를 만지는 순간, 죽은 자들의 세계로 빠져 버린 미겔.

 

저승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미겔은 할아버지의 기타를 만져 유령으로 변하게 되어 사람들이 자신을 통과해 버리는 모습을 보고 놀랜다. 다른 유령들은 미겔에게 죽은 자들의 날에는 이승과 저승을 오고 갈 수 있는 다리가 생긴다고 설명해준다. 제사 음식을 먹고 가족들을 보고 다시 저승에 돌아간다고 한다. 살아있는 자인 미겔은 저승에 출입할 수 없지만 음악을 사랑하고 할아버지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숨어서 들어가게 된다. 가족들이 이해하지 못한 자신을 할아버지가 이해해줄 수 있기를 바라며. 

 

하지만 저승은 매우 현실적이고 냉정했다. 할아버지는 저승에서도 유명한 스타이기 때문에 파티 출입증이나 지인이 아니면 만나기 매우 힘든 분이었다. 이 과정에서 헥토르라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 헥토르는 할아버지가 소속되어 있는 밴드인 델라크루즈가 공연을 하는 호텔을 안다고 말한다. 하지만 할아버지를 만나기 위해서는 음악 대회에서 우승하는 방법밖에 없다. 화려한 조명과 의상이 가득한 사람들 속에서 미겔은 경연에 성공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살아있는 자라는 것을 들키면 위험하다.

 

나를 기억해주세요!

죽은 자들도 마지막 죽음을 피해 갈 수 없는데 이는 이승에서 자신을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을 때 발생한다. 죽은 자들이 소멸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Rememeber me'라는 곡은 너무 유명해 미겔은 그다음으로 유명한 'Un Poco Loco'(살짝 미쳤어)를 부르게 된다. 헥토르의 도움으로 긴장을 푼 미겔은 화려하게 무대를 채우며 우승에 가까워진다. 하지만 자신을 쫓고 있는 가족들에게 발견된 미겔은 결국 스스로 분장해 파티에 잠입한다. 

 

하지만 어렵게 만난 할아버지는 사실 헥토르의 절친이었지만 그에게 독이 든 술을 주고 그가 만든 음악까지 뺏어가 버린 사람이었다. 미겔은 큰 충격에 빠지고 할아버지 역시 미겔을 의심해 헥토르와 함께 지하 동굴에 가둬버린다. 하지만 거짓말은 언젠가 밝혀지는 법이다. 결국 이승에서도 크루즈의 거짓말이 모두 드러나 기념관이 폐쇄된다. 대신 헥토르가 최고의 작곡가로 제대로 알려지게 되며 그를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가득해진다.

 

다시 망자의 날이 찾아오고 미겔의 가족들 역시 음악을 즐기며 미겔을 응원한다. 헥토르를 포함한 죽은 자들은 그들의 곁에서 신나게 노래하며 함께 어울린다.